지난 10일 아침 20대 여성 회사원 A( 경기 고양시 )씨는 출근하기 위해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현관문 바깥쪽에 자기 사진 4장과 '이 여자는 상습적으로 남자를 유혹해 돈을 뜯어먹는 꽃뱀'이란 문구가 쓰여 있는 A4 용지 크기 전단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황급히 전단을 떼어 찢어버렸다. 하지만 전단은 이웃집 현관과 엘리베이터, 벽보 등 아파트 곳곳에 붙어 있었다. 계단에도 전단이 나뒹굴고 있었다. 어쩔 줄 몰라하던 A씨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넌 나를 벗어날 수 없어.' A씨 남자친구였던 김모(29·회사원)씨가 보낸 문자 메시지였다.

김씨는 헤어지자고 하는 A씨를 옭아매 헤어지지 않기 위해 아파트에 여자친구 사진과 '이 여자는 꽃뱀'이라는 글귀를 쓴 전단 50여장을 붙이거나 뿌린 것이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3일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10일 새벽 4시 4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A씨 아파트에 몰래 들어가 전단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1년 전부터 사귀어 온 A씨가 최근 헤어지자고 하자 모텔로 A씨를 끌고 가 '(김씨와) 절대로 헤어지지 않고, 다른 남자도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도 쓰게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또 여자친구에게 "각서를 이행하지 않을 시 같이 죽는다"는 유서까지 작성하게 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여자친구를 떠나 보내면 살 수가 없을 것 같아 그랬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