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직영 전환 외압' 논란에 대해 신도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편치 않은 심경을 드러냈다.

주지인 명지스님의 폭로가 있던 다음날인 22일 봉은사는 '부처님 오신 날' 준비로 연등을 밝힐 채비를 하는 것 외에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연등 시주를 위해 봉은사를 찾은 신도들은 삼삼오오 모여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외압 발언 논란에 대해 논의하느라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한 신도는 "경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면서 "주지스님과 정치권의 공방을 다들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모(51.여) 씨는 "주지스님에게 '좌파 스님'이라고 했다는데 불심에 좌파, 우파가 있을 수 없다"며 "무슨 생각으로 정치인이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명지스님은 법문 뒤 신도들에게 집단행동을 삼갈 것을 당부했지만 신도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하는 이도 있었다.

신도 김 모(55) 씨는 "여당 원내대표면 사찰 일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결정해도 되냐"며 "종교의 자유와 자주성이 훼손된다면 신도들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봉은사 신도회 관계자는 "주지스님의 말씀대로 아직까지는 신도회 차원의 성명이나 논평을 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앞으로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신도들 차원에서 향후 대응방안이 나올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