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법정 스님 입적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을 전하며 책 제목을 잘못 말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11일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그동안 법정 스님 저서를 항상 가까이에 두시고, 또 항상 추천도서 1호로 꼽으셨다"며 "스님의 저서 중 '무소유'같은 경우는 여러 번 읽으셨다"고 밝혔다.

이어 "'조화로운 삶'에 대해서는 2007년 말에 추천하신 사유를 찾아보니, '산중에 생활하면서 느끼는 소소한 감성과 깊은 사색을 편안한 언어로 쓰셔서 쉽게 읽히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고 돼 있었다"며 "그래서 대통령께서 해외순방을 가실 때나 휴가를 떠나실 때 항상 법정 스님 수필집을 지니고 가셨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브리핑이 공개되자 법정 스님의 책을 읽은 독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스님의 저서 중 '조화로운 삶'이란 저서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조화로운 삶'이란 책이 무슨 책인지 인터넷 검색을 했고, '조화로운 삶'은 '맑고 향기롭게'를 출판한 출판사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대통령이 출판사를 읽은 거냐"는 비판과 함께 "전 사기가 지은 사마천을 즐겨 봅니다" "삼국지가 지은 나관중을 즐겨 봅니다" "'She's gone'이 부른 스틸하트라는 노래를 좋아합니다"란 비아냥을 보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실수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07년 한 인터넷 서점을 통해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롭게'를 추천했다. 추천사를 보면 청와대 대변인이 말한 내용에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친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라"는 내용이 덧붙여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 브리핑으로 이 대통령은 졸지에 책이 아닌 출판사를 애독한 것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