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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금메달을 땄지만 우리 방송의 해설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지금 와서 고백하건데 남의 허물만 보고 내 허물은 보지 못했다. 방송 해설은 메달급은 됐지만 기자들 질문 수준은 낙제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일 밴쿠버 겨울올림픽 선수단이 입국하는 현장에 나갔다. 17일간 떨리는 가슴으로 활약상을 지켜봤고, 가족 등 주변 취재까지 했던 터. 그 선수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다는 사실에 흥분됐다. 마침 그날 첫 출근을 한 인턴 기자들까지 데리고 가 그들에게 '치열하고 생생한 취재 현장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기대도 내심 품었다.

하지만 선수단이 도착하고 막상 기자회견장에 들어가서는 차마 후배들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한 달 가까이 타국에서 사투를 벌이고 12시간이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선수들을 모아놓고 하는 질문이란 게 "통장 관리는 누가 하나" "서로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같은 신변 잡기였다. 명색이 환영 기자회견인데 부진했던 원인을 추궁하는 듯한 질문도 나왔다. 선수들 표정이 굳어졌다. 예상대로, 이미 나올대로 나온 얘기도 다시 나왔다. 네 번 연속 김연아에게 질문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날 기자 회견은 어쩌면 국민들을 대표해 질문하는 자리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선전하고 돌아온 선수들에게 그간의 고충과 감회를 듣기위한 자리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질문을 해야했다. 그 것이 피곤한 와중에도 자리해준 선수들에 대한, 그리고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서 시청하는 국민에게도 예의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기자라는 사람들의 질문 수준을 항의하는 내용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촌철살인의 질문을 준비하지 않은 것을 반성한다.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얘기는 뻔하니까 선수들 개별 취재하라고 새내기들에게 지시했던 것을 반성한다.

기자회견은 게임과 닮았다. 때로는 선수들의 바람과 관계없이 경기가 흘러가는 것 처럼 기자회견장 분위기도 그렇게 흘러간다. 한가지 변명을 하고 싶다. 기자회견이 지나치게 개방돼 있다. 매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거기에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나온 리포터와 VJ에게도 마이크는 공평해야 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일은 기자 개개인이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본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메달을 딴 선수처럼 기자들도 치열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기자회견을 위해 기자 대표팀을 뽑을 수는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동환 기자






그래도 이런 기자분도 계시네요~
여튼 "요즘 기자는 아무나 하나요?"라는 말이
괜히 자꾸나오는게 아니죠...
몇몇 기자들도 좀 반성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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