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출에 속끓고
GM대우 자동차 기술 러시아 유출
반도체 장비·철강·조선 등… 핵심산업서도 시도 빈번
피해급증 속 대책 마땅찮아



GM대우의 라세티 기술이 러시아 자동차 업체로 유출되면서 국내 주요 기술의 해외 유출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ㆍ중국 등 신흥개도국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자동차뿐 아니라 조선ㆍ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술 유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5년간 적발된 기술 유출 사건이 그대로 해외로 나갔을 경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250조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10일 서울남부지검 형사 5부는 러시아의 자동차 회사 한국법인으로 스카우트되면서 예전 회사의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전 GM 대우 연구원 두명을 구속했다. 그간 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려는 시도는 수차례 있었지만 특정모델의 자동차 기술이 통째로 빼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라세티를 모방해 디자인까지 닮은 짝퉁 차 'C100'이 러시아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GM대우의 한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으나 이번 기술 유출로 당혹해 하고 있다.

기술 유출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8월에는 반도체 제조장비 핵심 부품 기술을 빼돌린 부품 공급업체 간부가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현대ㆍ기아차 전ㆍ현직 직원들이 쏘렌토의 차제조립 등 핵심기술을 중국의 한 자동차회사에 팔아 넘긴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07년에는 포스코의 철강재 제조기술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갔고, 대우조선해양 간부가 선박의 설계도면을 빼돌린 채 중국 업체로 자리를 옮기는 등 크고 작은 기술유출 사건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국내 기업들도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업계는 연구원들 컴퓨터에 저장 기능을 아예 없앴다. 자동차 업계도 기술연구소에 대한 보안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등 여러 방안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보안 시스템이 아무리 강화되도 기술을 빼내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아울러 중국ㆍ러시아 등 신흥개도국들이 한국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유출을 막기가 더욱 어렵다. 실제 2004년에서 2008년까지 적발된 기술유출 시도는 총 160건이다. 만약 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예상되는 피해액은 253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가 이 기간 기술 유출이 시도됐던 지역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85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국내 짝퉁 자동차가 생산되는 것도 결과적으로 기술 유출에 기인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은 "신흥개도국들 내 신생업체들이 조기에 세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수합병(M&A) 또는 스카우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이 두 가지 방법이 기술 유출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