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盧 자살, 강요나 마찬가지”..마지막 일기
21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기장에는 김 대통령의 건강, 부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 북핵 문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안타까움 등이 묻어 있었다.
이날 공개된 일기장은 김 전 대통령이 지난해와 올해 1월 1일부터 6월 4일까지 작성한 것으로 올해 작성한 마지막 일기장의 제목은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이다.
김 전 대통령은 85회 생일날인 지난 1월 6일 작성한 일기에서 "오늘은 나의 85회 생일이다. 돌아보면 파란만장의 일생이었다"며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투쟁한 일생이었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 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일생이었다. 내가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고 그 동안의 삶을 성찰했다.
지난 1월 11일에는 "요즘 아내와의 사이는 우리 결혼 이래 최상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며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살기 힘들 것 같다. 둘이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매일 매일 하느님께 같이 기도한다"고 이 여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담았다.
그는 지난 1월 20일 "용산구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 입원했다.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4월 18일의 일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수사에 대해 언급,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와 인척, 측근들이 줄지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노 대통령도 사법처리 될 모양. 큰 불행이다"며 "노 대통령 개인을 위해서도, 야당을 위해서도, 같은 진보진영 대통령이었던 나를 위해서도, 불행이다. 노 대통령이 잘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지난 4월 27일 "투석치료.4시간 누워 있기가 힘들다"고 건강이 악화되고 있음을 암시했으며 다음달인 5월 20일에는 "걷기가 다시 힘들다. 집안에서조차 휠체어를 탈 때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일인 지난 5월 23일에는 "자고 나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보도. 슬프고 충격적이다.
그간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고 검찰을 원망키도 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의 신병을 구속하느니 마느니 등 심리적 압박을 계속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거나 마찬가지다"고 토로했다.
지난 5월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해서도 언급, "참으로 개탄스럽다.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으며 지난 5월 29일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가한 뒤 고 "이번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다"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