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적으로 가장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낯선 수화기 너머 상대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건, 그만큼 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담 서비스를 믿는다는 의미겠지요. 하지만 이 번호로 상담한 뒤, 낯선 상담원에게서 "마음에 맴돈다"며 따로 연락이 온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실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자살 상담 뒤 "마음에 맴돈다" 연락 온 상담원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 김 모 씨는 10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병원에 다니며 꾸준히 약도 먹고 있지만, 가끔 솟구치는 우울감을 참을 수 없을 때엔 1393 상담전화를 이용했습니다.

지난 1일에도 김 씨는 1393 상담전화를 찾았습니다. 전과는 달리 남자 상담원이 전화를 받아 낯설었던 김 씨는 "혹시 여성 상담원과 통화를 할 순 없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상담원은 "통화량이 많아 여성 상담원과 연결하려면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상담이 지체되는 것이 꺼려졌던 김 씨는 그렇게 남자 상담원과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개인적인 고민을 주로 털어놨다고 합니다. 상담은 30여 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상담이 종료되고도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습니다. 아침 일찍 상담을 나눴던 김 씨는 밤 10시가 넘은 시각, 010으로 시작되는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온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상하게 이런 감정이 없었는데 계속 마음에 맴돌아서 문자 드려요. 월래는(원래는) 상담사 전화번호를 노출하지 않는데 편한 친구가 되고 싶어서 오픈해요. 그냥 마음이 힘드실 때 문자도 좋고 전화도 좋습니다. 편한 친구 하실래요?"

■ 불안감에 불면증까지…상담원 "불쾌했다면 미안"

어제(17일) 취재진과 만난 김 씨는 "처음엔 1393 상담센터 측에서 문자 서비스를 해주는 건가 싶었다"며 당시의 기억을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맞춤법도 틀린 데다, 정부가 운영하는 상담기관에서 상담원이 개인 번호로 연락하진 않았을 거란 생각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상담원이 자신의 연락처를 빼내 사적으로 연락했다는 확신이 들면서 큰 충격을 받은 김 씨, 두려움 때문에 문자에 즉각 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불안감에 불면증까지 생겨 한동안 잠도 잘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열흘이 흐른 지난 10일, 김 씨는 상담원의 정체를 알아내야겠다는 생각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담원은 자신이 "일한 지 3개월 된 상담원이며, 친구로 지내고 싶어 연락했다"며 김 씨에게 자신의 이름 등 신상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불쾌감을 감출 수 없었던 김 씨는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며 강하게 항의했고, 1393 측에도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후 상담원은 "불쾌했다면 미안하다"는 사과의 문자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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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명백한 규정 위반…제명처리"

KBS 취재 결과, 해당 상담원은 보건복지부가 자살 상담 업무의 일부를 맡긴 위탁업체 소속 자원봉사자로 지난해 11월부터 상담을 해왔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상담 경력이 있거나 심리학을 전공한 봉사자들이 주로 상담에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살 상담을 나눈 민원인에게 사적으로 연락한 상담원의 사례, 어떻게 봐야 할지 1393 상담센터 측에도 물어봤습니다.

센터 측 관계자는 "절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심각한 상황에 놓인 민원인의 경우 병원이나 지자체로 연결해 준 경우는 있지만, 자살이라는 민감한 주제로 상담하는 만큼 민원인이 불편할 것을 우려해 문자나 전화 등 사후 관리는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자원봉사자였던 상담원은 어떻게 민원인의 연락처를 알 수 있었던 걸까요. 센터 관계자는 "보통 민원인의 전화가 걸려오면, 컴퓨터 모니터에 민원인의 연락처가 뜬다"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112나 119로 신고하기 위해 설계해놓은 시스템일 뿐 이를 활용한 사적 연락은 규정 위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 일을 파악한 즉시, 해당 상담원이 명백히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제명 처리했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상담원에게 왜 사적 연락을 했는지 물어보니 '민원인이 걱정돼 연락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습니다.


http://news.kbs.co.kr/mobile/news/view.do?ncd=512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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