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ure 1.jpeg

 


의료계 일부에서 다시금 '집단면역'을 도입할 필요성과 그 첫 단계로의 '항체검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피로감이 쌓인 탓이다.

집단면역은 한 사회에서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을 가진 사람의 비중이 커질수록 면역이 없는 사람이 감염될 확률이 낮아진다는 이론이다. 지난달 23일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서 "인구의 60%가 집단면역을 가져야 코로나19 확산을 멈출 수 있다"며 집단면역 도입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지만 당시 정부는 "이론적 수치에 의해 방역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영남일보 3월31일자 5면 보도)

하지만 긴장의 끈을 한시라도 놓을 수 없었던 한달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확산 속도를 최대한 늦춰 환자를 가용 의료자원 안에서 돌볼 수 있게 하는 '플래트닝 더 커브(Flattening the Curve)'가 어느 정도 성공하며 큰 물줄기가 잡힌 이때 노출에 의해 사람들 몸에 항체가 생기게 하며 집단면역을 시도해보는 것도 궁극적인 바이러스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실제 집단면역에 대한 첫 언급이 있었던 지난달 23일(64명)에 비해 최근 확진자 수는 대폭 줄어들었다. 21일 기준 전국적으로 9명이며 이 중 5명이 해외유입자들이다.

일부 지역 의료계 관계자들은 "현재 확진자가 감소하는 것은 코로나19 완치에 의한 것인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확진자와 접촉이 없어서인지 구별이 안 된다"며 "코로나19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완치할 유일한 방법은 항체 생성으로 집단면역이 생기게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격리만 이어질 경우 바이러스 완전 제거는 어렵고 이 상태로만 길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올 겨울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들은 집단면역을 본격 도입하기 앞서 '항체검사'부터 실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우리 국민 중 어느 정도가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오면 이를 집단면역 여부를 결정할 바로미터로 삼으면 되기 때문이다. "아직은 위험하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자" "이제는 조금 더 노출시켜서 항체 발생을 증가시키자" 등 예측 가능한 범위 내의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 노출 정책에 의해 감염자가 발생하더라도 현재 한국 의료시스템으로는 치료 가능할 것이라 의료계는 보고 있다.

현재 미국 뉴욕주와 독일 등은 코로나19의 실제 확산 양상을 파악하고 통계 데이터를 얻기 위해 현재 대규모 항체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WHO 역시 "코로나19 항체 탐지 테스트의 가속화된 개발과 검증을 환영하며, 이는 인구의 감염정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정흡 칠곡경북대병원 교수(예방의학 전공)는 "1918년 발병한 스페인 독감은 강력한 전염병으로 2년간 전세계에서 5천만 인구를 희생시켰지만, 종식은 이 병을 앓고 나은 사람에 의해 이뤄졌다"며 "스페인독감이나 현재 코로나19나 치료제가 없다는 게 비슷한 상황인데 결국 집단면역이 있어야 이 상황도 종료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체검사를 해서 근거에 의한 집단면역 증가 정책을 세워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항체검사를 실시하기는 무리가 있으니, 병원에 출근하는 직원을 표본으로 삼아 실시한 후 항체생성률 등을 보면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집단면역의 도입 필요성과는 상반되게 "코로나19 창궐지역에서도 항체를 가진 인구 비율이 저조하다"는 분석도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초기 연구결과는 전체 인구 중 감염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 같다는 점을 시사한다. 2~3%를 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며 집단면역을 기대하는 여론을 실망케 했다. 하지만 송 교수는 이에 대해 "사실 WHO와 우리나라 기준은 안 맞을 가능성도 높은데다, 지금 이 상태로는 한 달 혹은 두 달 뒤에나 종식될 방법이 없으니 우선 항체 생성 여부 확인부터 하자는 것"이라며 "그 데이터에 따라 맞춤형 전략을 내놓으면 된다"고 했다.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00421010003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