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직접 현장에 가서 동선과 접촉자를 일일이 확인하고, 보건 당국의 감시망에 올려놓는 일을 하는 게 역학 조사관입니다.

그야말로 감염의 흔적을 찾아 발로 뛰다 보니 '감염병 소방수'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확진자, 또 유증상자의 수가 늘어나면서 이 역학조사관 충원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곽동건 기자입니다.

◀ 리포트 ▶

4번째 환자가 두 차례 다녀간 병원 건물, 확진 직후 역학조사관이 다녀갔습니다.

[해당 건물 관계자] "그 환자의 이동 경로때문에 CCTV를 확인하고 싶다고 해서요. CCTV 확인 다 하고 갔어요. (환자는) 1층에서만 왔다갔다 하셨던 것 같습니다."

역학조사관들은 CCTV 등을 분석해 확진자의 동선과 접촉자들을 파악하는데, 확진자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경우 조사대상은 그만큼 더 많아집니다.

[확진자 방문 마트 관계자] "CCTV가 다 돼 있거든요. (역학조사관들이) 다 보고 어디로 가고 어디에서 누구하고 접촉했는지…"

카드 사용 내역도 주요 단서가 됩니다.

[코레일 관계자] "직원 분들이죠. (역학조사관들이) 그분들을 만나서 해당 매장의 카드 사용 내역과 근무자가 누구였는지를 물어보고…"

이렇게 확진자가 생길 때마다 질병관리본부는 즉각대응팀을 현장으로 급파합니다.

즉각대응팀은 보통 8명에서 9명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 역학조사관 3명 정도가 포함됩니다.

[박정완/순천향대 천안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역학조사관)] "절대로 책상에 앉아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서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메르스 처음 몇 달 동안은 전공의 1년차 때보다도 힘들었어요."

질병관리본부 소속 역학조사관 77명은 이미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게다가 이 가운데 역학 업무 전문성을 인정받은 '전문임기제' 인력은 32명에 불과합니다.

만약 앞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더 이상은 빠른 역학 조사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정은경/중앙방역대책본부장] "4개 팀이 동시에 가동이 되다 보니까 한 30~40명의 인력이 빠져나가고, 그래서 현장에 대한 정보 수집과 이런 것들이 좀 어려움이 있기는 합니다."

현재 시, 도 소속을 다 합쳐도 역학조사관은 전국 130명뿐.

보건당국은 우선 대학교의 보건 전문가와 의료진 등 민간 분야에서 역학조사관을 충원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2년짜리 역학조사관 교육 과정을 이수한 인력도 그리 많진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인력 부족이 더 심화될 경우 3주간 기초교육만 받은 '수습 역학조사관'까지 투입해야 할 상황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https://news.v.daum.net/v/20200203202217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