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희 취재 내용에는 방송으로 그대로 전해 드릴 수 없는 더 충격적인 범죄도 많았습니다.

분명한 건 전자 발찌가 이런 끔찍한 범죄를 예방 하지도, 아이들을 보호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 인데요.

특히, 학교나 놀이터, 공원처럼,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오히려 더 위험했습니다.

이어서 최유찬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야트막한 언덕길입니다.

바닥에는 큼지막하게 어린이보호구역 글씨가 새겨져있고, CCTV도 곳곳에 설치돼있습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초등학교 정문이 나옵니다.

[동네 주민] "여기서 내가 볼 땐 한 (초등학생) 열댓명 가는 게 보여요."

하지만 낯선 남자와 맞닥뜨린 10살짜리 여자 아이에게, 이 길은 더이상 보호구역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 진술(음성대역)] "뒷목에 머리카락이 잘 정리되지 않은 흔적이 있었고 코에 코털이 삐져나왔어요."

"아이스크림 사줄까, 과자 사줄까" 물어보며 쫓아오기 시작했고,

[피해자 진술(음성대역)] "골목인데 그 골목을 가려는데 그 사람이 따라왔어요."

300미터 가량 도망쳤지만 끝내 검은 손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진술(음성대역)] "뭔가 이상해가지고 이상했는데, 그 길로 빠져나갈려고 딴 길로 해서 갈려고 그러는데, 그 사람이 계속 붙어서 따라왔어요."

남자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는데, 7살 여자아이를 흉기로 찌르겠다고 협박해 추행한 아동 성범죄가 원인이었습니다.

놀이터도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놀던 9살 여자아이는 "강아지랑 놀러가자"는 한 남성을 따라갔다 무참히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던 8살 동갑내기 2명도 몹쓸짓을 당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장] "바지를 열었겠죠. 아이들이 깜짝 놀라서 자기 엄마들한테 가서 얘기를 했나봐요. (CCTV) 카메라 돌리니까 나타나."

탐사기획팀이 아동을 노린 전자발찌 재범 사건을 분석했더니 초등학교나 학교 부근, 놀이터와 아파트 단지, 공원 등 가장 안전해야할 공간이 순식간에 가장 위험한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범행 시간대는 모두 대낮이었습니다.

학교나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오후 3시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성인 대상 전자발찌 재범이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심야에 몰려 있는 것과 대비됩니다.

대단한 수법도 아닙니다.

"병아리 다리 고쳐주러 가자", "강아지하고 산에 가서 놀자", "먹을 걸 사줄테니 자전거에 타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미끼로 내밀거나 "소변 보게 망을 봐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며 으슥한 곳으로 유인합니다.

결과는 끔찍합니다.

19명은 강제 추행, 4명은 성폭행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남았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시간대, 또래들끼리 어울리는 장소가 무방비로 범행 표적이 된 겁니다.

[권일용/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 "(아이들이) 자기가 친숙한 지역에서는 그 경계심이 굉장히 허물어지는 경향성이 높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어떤 접근금지 차단, 이런 것들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도 소용없었습니다.

전자발찌를 차고 아동을 노린 17명 중 12명은 이미 아동 성범죄 전과가 있어 사진과 함께 집주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이웃에도 우편으로 알렸지만 재범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여성가족부 성범죄자 신상공개 담당자] "아이들이 인근 주변에 성범죄자가 살고 있으니까 주의해라, 성범죄자 알림e 앱을 통해서 확인하라고 이런 정도로 주의하도록 교육 하도록 하고 있거든요."

신상정보공개에다 전자발찌까지 이중으로 자물쇠를 채웠지만 다 뚫린 셈입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 앵커 ▶

전자 발찌 까지 찼는데, 어떻게 어린이 보호구역을 마음대로 오갔을까, 이상하실 겁니다.

출입을 금지 시킬 법적 장치도 우리 사회는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앞서 보신 이 범죄자들은 그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는데, 내일은 그 관리의 사각 지대를 진단해 보겠습니다.


https://news.v.daum.net/v/2019121620041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