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 인수된 KT렌탈이 임직원들에게 인수합병(M&A) 위로금을 지급하면서 '6개월 안에 퇴사하면 전액 반환한다'는 내용의 자필 동의서를 받기로 했다. 렌트카업계의 경쟁강도가 갈수록 격화되는 상황에서 SK네트웍스 등 경쟁업체로의 인력 유출을 막으려는 조치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렌탈은 다음달 2일 임직원들에게 '성과촉진독려금' 명목의 현금을 일괄 지급할 계획이다. 지급 규모는 기본급의 600% 수준으로 1인당 최대 15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 대상은 KT렌탈과 계열사인 KT렌탈오토케어, 그린카, KT렌탈오토리스 정직원과 일부 계약직원 등 1400명이 넘는다. 총 지급 규모는 15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렌터카업계 1위로 KT 자회사이던 KT렌탈은 지난 3월 롯데그룹에 1조200억원의 가격으로 팔렸다. KT렌탈 노사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특별교섭을 통해 KT의 매각차익(약 7200억원) 중 일부를 임직원들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키로 합의하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노사가 최근 합의한 최종안에 따르면, 사측은 '성과촉진독려금'이란 명목의 현금과 함께 최신 스마트폰(갤럭시 S6) 등 현물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임직원이 수령 후 6개월 안에 퇴사하면 현금과 현물 지원금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사측은 이를 위해 임직원들에게 자필 서명이 들어간 지급반환 동의서를 다음달 2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M&A에 따른 보상금은 주지만 오는 12월 이전에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 현금과 현물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KT렌탈 관계자는 "렌터카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인력 빼가기가 도를 넘은 상황인 데다 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이어서 인력 유출을 제어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노사의 판단"이라며 "동의서를 받을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KT렌탈의 이번 조치가 특히 경쟁업체인 SK네트웍스를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SK그룹의 자회사인 SK네트웍스는 렌트카 업계 4위로 KT렌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분루를 삼켰다. KT렌탈을 품에 넣고 업계 1위로 뛰어오른다는 복안이었지만 롯데그룹의 공격적 베팅에 밀린 것이다.

 

 SK네트웍스는 그러나 거래 실패 후에도 자동차 렌트사업을 키우기 위해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롯데그룹의 KT렌탈 인수가 결정된 지난 3월엔 렌터카 사업부문 영업직 경력사원 등을 대거 공개채용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SK네트웍스의 경력직 채용에서 주된 타깃은 KT렌탈 직원이었다"며 "실제 일부 이직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렌트카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와 보험사들마저 자동차 렌탈 사업에 뛰어들면서 업계의 인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KT렌탈 내부에선 '조건부 현금지급'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KT렌탈 한 직원은 "통상 피인수 기업 임직원은 M&A 이후 조건 없이 '위로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엔 '성과촉진독려금'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퇴사하면 반환해야 한다"며 "현금 보상을 받게 됐지만 기분이 찜찜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