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연간 연료비, 정확하게 전기료는 56만원인 반면 동급 휘발유차는 186만원이다'

 

 환경부가 지난 2월 친환경자동차 구매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명시한 내용이다. 연간 1만5,000㎞ 주행할 때 이른바 연료비 차액만 130만원에 달한다. 2년 운행하면 260만원, 3년이면 390만원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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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 차의 연료비 차액을 들여다보면 공정치 못한 비교라는 점도 알게 된다. 바로 에너지에 포함되는 세금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1ℓ 가격(2015년 5월4주 한국석유공사 기준, 1,489원)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529원과 교육세 79원, 주행세 137원의 세금이 포함돼 있다. 쉽게 보면 616원의 정유사 공급가격에 이들 세금이 더해지면 1,361원이 되고, 여기에 부가세 10%인 136원이 포함됐다는 의미다. 따라서 세액만 882원에 달한다.

 

 반면 전기차의 전기료는 세금이 없는 전제에서 계산됐다. 환경부는 먼저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당 5㎞로 계산했다. 이 경우 연간 1만5,000㎞를 주행하려면 3,000㎾의 전력이 필요하고, 이는 월 평균 250㎾의 전기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기본요금에 누진제를 적용했을 때 부가세를 포함해 연간 평균 56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물론 이용자에 따라 요금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어쨌든 동급 휘발유차보다 적다는 게 환경부의 유지비 절감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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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휘발유에서 세액을 제하면 내용은 달라진다. 정유사 공급 가격에 부가세만 더하고 나머지 세액을 배제하면 연간 휘발유 연료비는 87만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이 때 같은 주행거리를 가정하면 전기차와 휘발유차의 연간 연료비 차액은 31만원으로 줄어든다. 그러니 실질적인 운행 유지비 차이는 연간 31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그렇다고 환경부의 설명이 틀렸다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실적으로 휘발유에는 세금이 그만큼 붙어 있고, 전기료에는 없기 때문이다. 세액을 제외한 공정한 기준은 차액이 적지만 현실을 직시하면 차액이 130만원에 달해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에너지에 부과된 세금이다. 각종 에너지에 세금을 넣어 국가 재정의 일부를 조달해 온 정부로선 전기차 보급이 마냥 달가울 리 없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환경부의 친환경차 보급에는 늘 기획재정부의 동의가 전제돼 있다. 나라 살림을 맡고 있는 부서에서 세수 감소를 인정해줘야 보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전기차는 구입 때 보조금도 내줘야 한다. 휘발유차가 판매되면 기름 세금은 물론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등을 정부가 거둬들이지만 전기차는 오히려 보조금을 줘야 하는 형국이다. 그래서 일부 선진국은 전기차 보조금을 '독(毒)'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보조금을 끊으면 보급 자체가 중단될 수밖에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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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일부에선 전기차 보급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박재용 자동차 평론가는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인프라 보급, 제조사의 가격 인하가 맞물려야 한다"고 말한다. 전기차 구입 때 보조금을 주는 비용으로 전국에 충전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는 게 훨씬 낫다는 뜻이다. 그리고 제조사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데 집중해야 비로소 대중적 보급이 가능하다고 말이다. 일단 사용함에 있어 불편함을 없애야 전기차 가격이 다소 비싸도 경제성 논리가 먹혀든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 가지 복병도 있다. 전기차가 일정 대수 이상 보급되면 환경부의 경제성 논리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가 보급될수록 정부의 유류세가 줄어들면 그만큼 재정에 부담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때는 자동차용 전기에 휘발유 만큼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해당 계획은 '자동차용 전력세'라는 이름으로 세워져 있기도 하다.

 

 물론 전기차용 전력에 세금이 부과되면 그나마 남아 있던 경제적 이득이 사라지게 된다. 이 때는 아무도 전기차를 거들떠 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전기차 보급보다 충전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다. 경제적 장점이 없다면 사용이라도 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경제적 혜택은 사후 서비스 비용의 절감만이 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