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르노삼성의 고급 이미지는 공고했다. 르노삼성은 공공연하게 광고 등을 통해 ‘럭셔리’함을 강조했고 이게 시장에서 먹혔다. 르노삼성은 에스엠(SM)3, 에스엠5, 에스엠7 세 종류의 차량만으로 국내 판매 점유율 10%대를 넘봤다. 거의 모든 종류의 자동차를 다 만드는 지엠대우에 맞먹는 수치다. 하지만 최근 에스엠5의 엔진 결함 문제와 이에 따른 리콜로 르노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손상을 입었다.

‘에스엠7 뉴 아트’는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고급 이미지의 최고급차는 이럴 때 역할을 해줘야 하는 법이다. 우선은 확 바뀐 외형이 눈에 띈다. 헤드라이트와 그릴이 이전 모델보다 훨씬 더 커졌다. 헤드라이트와 그릴이 더 날렵해진 에스엠5와 차별화가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실내는 에스엠7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여전히 살아있다. 공기를 정화해주는 이오나이저, 유명 오디오 브랜드인 ‘보스’ 카오디오 시스템 등 고급화된 편의장치도 눈에 띈다. 뒷면 디자인은 평이 엇갈린다. 머플러와 범퍼가 일체화된 디자인은 독특했지만 후진등 사이를 연결하는 장식은 꼭 넣어야 했는가 하는 지적이 있다.

구동 성능에선 고급 세단다운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였다. 하지만 매끄럽게 속도가 올라간다는 평과 폭발적으로 치고 나가는 맛이 떨어진다는 소감도 공존한다. 직접 몰아보니, 엑셀레이터를 꽉 밟아도 상체가 휘청일 정도로 속도가 확 올라가지 않고 천천히 가속되는 느낌이다. 고성능보다는 여유로운 배기량으로 부드럽고 넉넉한 드라이빙에 초점이 맞춰진 모양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급가속하며 차선을 바꿔 앞차를 추월하기가 쉽지 않았다. 실내 정숙도는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소음은 물론이고 사운드까지 죽이는 전형적인 일본차 특유의 세팅으로 한국의 오너들에게 잘 먹히는 타입”이라는 것이 자동차 전문 웹진 〈글로벌 오토뉴스〉 채영석 편집장의 평이다. 물론 “급차선 변경 등에서는 아무래도 탄탄한 맛이 떨어진다”(자동차 전문 월간지 〈카비전〉의 박지훈 편집장)는 평도 나온다.

서스펜션은 출렁거리는 편이지만 국내 오너들의 입맛에 맞춘 것이라니 딱히 지적할 거리가 못된다. 브레이크는 조금 더 강하게 잡아줬으면 더 좋았겠다.

문제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에스엠7의 위치다. 국내 시장에서의 라이벌이라면 현대차의 그랜저 정도인데, 에스엠7의 가격은 2750만원에서 최대 4100만원 정도로 그랜저의 2538만~3821만원에 비해 200만원 이상 비싸다. 4100만원의 3500㏄ 최고급 모델은 오피러스나 제네시스의 저가 모델과 비교 대상이 돼 버린다. 에스엠7의 3월 판매량은 1200대로 지난해 같은달 1388대에 비해 7.6% 줄어들었다. 1월에 나온 신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의 국산차와 수입차를 모두 비교해 봐도 이만한 성능과 편의장치를 채택하고 있는 차를 찾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