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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라는 영화를 보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점퍼”, “판타스틱4”, “아이언맨” 등의 블록버스터에 익숙해 진 터라 SF액션이라고 하길래 엄청난 규모의 액션을 기대했지만 이건 전혀 뜻밖의 영화였다.

초능력이라면 누구나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

예전에 유리 겔라라는 이스라엘 초능력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TV에 출연해 전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일을 기억하고 있는지? 지금은 유리 겔라의 초능력이 사기라는 주장도 많지만 아직도 인터넷에서 “유리 겔라”를 검색해 보면 심심치 않게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이 “푸시”라는 영화는 다른 초능력자들이 나오는 영화와는 달리 만화가 원작도 아니고, 전혀 근거가 없는 사실이 아닌 실제 냉전시대 소련과 미국이 경쟁을 했던 Psychic Warfare를 소재로 만든 영화다.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책들도 많이 출간이 됐는데, 그 당시 두 나라가 경쟁적으로 영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모아 놓고 훈련을 시킨 분야는 소위 말하는 ‘원격 투시’다. 이 원격투시를 통해 서로 상대방 국가의 비밀문서의 내용을 사전에 파악해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김대중 정권 시절에 청와대 일각에서 북한이 청와대 기밀문서의 내용을 원격투시로 미리 파악하고 있으니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는데 묵살되었다고 한다.

이 원격투시라는 능력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천리안’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물론 천리안의 능력에는 이 영화에서 다코타 패닝이 보여주는 “워처”의 능력도 포함된다.

불교에서도 ‘육신통’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 중 하나가 ‘천안통’이라는 것으로 영어로는 Clairvoyance라고 한다.

또 영화에서 나오는 ‘무버’라는 초능력은 우리가 보통 ‘염력’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물체의 이동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에다 사람을 추적하는 ‘스니프’라는 능력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 기수련을 한 어느 분이 현장에 와서 생존자가 묻혀 있는 곳을 알려주기도 했고, 무당을 찾아가 오래 전에 실종된 식구가 살아있는 지 혹은 죽었는지, 죽었다면 어디에서 죽었는지 물어볼 때 답을 들을 수도 있는데 이것도 비슷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에 나오는 9가지 초능력 가운데 영화의 비쥬얼로 표현하기가 비교적 쉬운 것이 ‘무버’, ‘워처’, ‘스티처’, ‘블리더’, ‘쉬프터’이고 나머지 ‘푸셔’, ‘와이퍼’, ‘쉐도우’ 등은 영상으로 표현하기가 만만치 않은 능력이다.

아마도 그래서 감독은 폭발적인 액션이나 규모보다는 스토리에 승부를 건 것이 아닐지…

영화 초반 흥미를 잔뜩 불러일으키더니 갑자기 페이스가 뚝 떨어지는 듯한 부분이 진행되는데, ‘어, 이건 뭐지?’ 했다가 큰일 날 뻔 했다. 이 부분을 놓치면 그 뒤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디비전에게 쫓기는 주인공들과 디비전 간의 선악의 대결구도에서 무버는 무버대로, 워쳐는 워쳐대로 능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쓰는 수 밖에 없었을 테니까.

사실 이 영화의 백미는 주인공인 크리스 에반스가 자신의 기억을 지워가며 디비전을 교란시키는 스토리의 반전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다코타 패닝이 상대방 워쳐에게 계속 위협을 당하자 속이 상해서 정체불명의 술을 한 병 다 들이키고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호텔 방에 돌아와 술기운에 개꼬장을 부리는 장면을 한 번 상상해 보라.

물론 미성년자 음주는 미국에서도 당연히 문제가 될 테니 실제로 술을 마시는 장면은 없었다.

‘아이 앰 샘’에서의 연기와 ‘맨 온 파이어’에서의 다코타 패닝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던 나로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는 장면이었다.

혹시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하트 인 아틀란티스’라는 영화를 기억하는지?

이 영화에서 안소니 홉킨스가 맡은 역이 FBI에 쫓기는 초능력자다.

나는 ‘푸시’를 보면서 왜 ‘하트 인 아틀란티스’가 떠올랐을까?

분명히 장르가 다른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푸시’는 분명히 다른 SF액션 영화와는 차이가 있다.

엄청난 규모의 액션도 없고, 화려한 CG도 없다.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보면서 가슴이 시원한 맛도 없다. 그런데도 스토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