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의형제> 당신의 가슴을 뜨겁게 할 이야기
  



  

[맥스무비=김규한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의형제>는 재밌다.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흡인력이 강하다. 장훈 감독은 서울 한복판에서 과연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게 만들 정도로 이야기의 균형을 맞췄다. 그는 모든 장면에 엄청난 공을 들여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객석으로부터 진심어린 박수를 받았다.

감동의 눈물은 최고의 카타르시스다. <의형제>는 <영화는 영화다>로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받은 장훈 감독이 작심하고 만든 영화다. 초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추격신은 한국영화사에 남을 만큼 압권이다. 스케일만 다를 뿐 <본 얼티메이텀>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상업영화라면 갖추어야 할 재미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 <의형제>가 남기는 파장은 강렬하고 묵직하다.

한 사람의 뜨거운 마음이 정치인의 허황된 말보다 가슴을 자극할 때가 있다. 장훈 감독은 액션 장면 못지않게 그들의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두 남자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 안에서 영화는 가슴 아리고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유머와 인간미 넘치는 에피소드들이 무겁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는 두 남자의 사연이 관객의 가슴을 때로는 울리고 웃긴다. 억지 감동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 놓은 상황이 없어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감동이 증폭된다.

관객을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송강호의 저력과 대선배에 조금도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준 강동원의 연기호흡이 인상적이다. 현실에서도 ‘한규’라는 인물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송강호의 생활 연기는 어떤 찬사를 해도 아깝지 않다. 사슴 같은 눈망울 뒤에 슬픈 사연과 눈물을 숨기고 있는 ‘송지원’ 역은 강동원이라는 배우와 만나면서 생명력 있는 캐릭터로 완성됐다. 매우 복잡한 감정을 지닌 캐릭터를 꼼꼼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그동안 남북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었지만 남파 공작원을 정면에서 다룬 영화는 흔치 않았다. <의형제>는 남파 공작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그 화법은 그동안 나온 영화들과는 다르다. 영화의 중심은 남파 공작원의 업무 수행과 그에 수반된 모험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두려움은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의형제>도 분단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고 우회적으로 다룬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속에서 장훈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소통이다. 적이란 개념을 잊을 때 남북한 사람은 한 핏줄로 이어진 친구이자 형제라는 사실을 카메라는 그들의 심리변화를 통해 증명하고자 한다. 그것만으로도 지갑을 열 이유는 충분하다. <의형제>는 상투성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참으로 아름다운 정서적 울림을 제공한다.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장훈 감독이 선택한 결말은 <공동경비구역 JSA>에 버금가는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국내최대 영화포털 맥스무비 www.maxmovie.com





씨네 21 - 100자평

100자평
탈북자(혹은 간첩)의 감정을 이주노동자의 그것으로 치환시켜 쌓아올린 정서가 제법 큰 진폭을 만들어낸다. 군데군데 원맨쇼를 펼치는 송강호의 그것은 익숙하면서도 반갑고, 강동원은 고지식하면서도 인간적 매력이 풀풀 풍기는 캐릭터다. 마치 <맨 인 블랙> 처럼 호흡을 뽐내는 파트너십이 보기 좋다. 장훈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 로 받았던 주목이 딱히 과장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주성철 <씨네21>기자

간첩, 탈북자 등 남과 북의 문제를 대중적인 호흡으로 버무려 낸 공로가 큰 작품이다. 특히 이 영화의 액션 장면 연출이 일품인데, 멋 부리지 않고 무뚝뚝하게 전개되는데다 새로운 연출이라 보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두 주연배우가 메꾸는 부분도 만만치 않게 크다. 송강호와 강동원은 따로 떼어내어 놓으면 익숙하지만, 둘의 화음을 지켜보는 건 퍽 새로운 경험이다. 송강호의 ‘개인기’가, 강동원의 ‘폼내기’가 기분 좋고 감동적이다.
이화정 <씨네21>기자

잔혹한 빨갱이 콤플렉스와 순정만화의 기이한 조합이라고 해야 할까, <공동경비구역 JSA> 의 해피엔딩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장훈 감독의 <의형제> 는 코미디와 액션과 스릴러와 ‘은근한’ 퀴어 멜로드라마라는 온갖 장르적 장치를 흥미롭게 뒤섞는다. 전반부의 리드미컬한 진행에 비해 후반부의 몇몇 감성 과잉 장면들이 아쉽긴 하지만, 코미디와 페이소스를 능숙하게 넘나드는 송강호와 지금까지의 출연작 중 가장 멋지게 등장하는 강동원의 호연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김용언 <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