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0대후반의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한때 은행에서 근무하며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정말 아무런 걱정이 없이 살았었죠..

그러던 어느날 IMF라는 거대한 괴물이 찾아왔습니다.. 그 거대한 괴물은 우리 가족을 삼켜버렸고
재앙이 되버렸습니다. 직장에서는 쫒겨나야 했고 절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냥 앉아서 굶을 수는 없기에 이것저것 장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장사가 쉬운게 아니더군요
펜대만 굴리던 제겐 벅찬일이었나 봅니다.

그렇게 몇번의 사업실패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보금자리도 내어주고 나와야 했습니다.
너무나 힘들었습니다..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국가를..사회를..내 자신을...
하지만 더 힘들었던건 아이들이 커갈 수록 아이들에겐 능력없는 아버지로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제가 밉다고 합니다.. 남들처럼 좋은 집도,옷도, 학원도 과외도 해주지 못하는 아버지가 밉다고 합니다.
저는 고개를 숙입니다. 아이들에게 서운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미안함에...
제가슴은 찢어지도록 아팠습니다..그래 아빠가 더 열심히 일해서..돈도 많이 벌어서 너희들에게
자랑스런운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무리 부지런히..죽을듯이 일해도 살림은 나아지지 않고 빚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분식 노점상을 하고 있는데.. 언제 단속반이 와서 철거할지 모르는 불안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얼마전에 분신자살시도 했던 그분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하루벌어 하루살기가 힘이듭니다...점점 자신도 없어집니다...
이제 그만 모든걸 놓고 싶어도..사랑하는 가족들때문에 용기가 안납니다..
누구는 잃어버린 10년을 찾는다고 하지만...
제가 잃어버린 10년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제게도 잃어버린 10년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