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식구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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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이 논란을 먹고 무럭무럭 몸을 불리고 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과 선명한 선악구도는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를 이끄는 중추요 힘으로 ‘왕가네 식구들’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식을 넘는 행동으로 일찍이 찍힌 캐릭터가 태반이다.

처 월드를 전면에 내세운 이 드라마가 방영 6회 만에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로 등극한데는 얄미운 모녀 수박(오현경)과 앙금(김해숙)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절대적인 역할을 해냈다. 오랜 시집살이로 속에 앙금만 남았다는 앙금은 방영 이래 지금까지 한결같은 행보로 공분을 사고 있다.

앙금의 차별은 당사자인 호박(이태란)이 자신은 친딸이 아닌 거 같다고 슬퍼하고 시청자는 출생의 비밀 의혹을 제기할 정도로 노골적이고 선을 넘어선 것. 민중(조성하)의 부도로 신데렐라 수박이 빈털터리가 되자 앙금은 호박에게 돈을 요구했다. 호박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아이 장난감까지 환불해가며 알뜰살뜰 모은 적금을 수박의 재기에 보태라며 회유와 협박을 반복했다.

이에 호박이 거절하자 앙금의 태도는 한층 뾰족해졌다. 수박이 쥐가 나오는 지하 월세 방에 둥지를 튼데 대한 분노를 호박에게 쏟아냈다. 수박을 대신해 청소를 하는 호박에게 언니를 이런 곳에 몰아넣으니 기분이 좋으냐며 돈과 집 문제를 약 올리지 말라고 일갈했다. 이도 모자라 회사 일이 바쁘다는 호박에게 잠을 줄여서라도 살림을 대신 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간소한 집들이를 마치고 한 밤 중에 전화를 건 앙금은 불쌍한 언니를 보고도 잠이 오냐며 호박을 독한 여자로 몰아갔다. 수박도 다르지 않았다. 스스로를 신데렐라라 칭한 수박은 마법이 풀리는 걸 견딜 수 없다며 민중을 닦달했다. 거처를 옮긴 뒤에도 내내 우는 소리를 하는 생활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밉상 캐릭터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앞서 설명했듯 통속극은 막장논란을 먹고 자라는 바. ‘왕가네 식구들’ 역시 빗발치는 비판과는 반대로 주말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같은 ‘왕가네 식구들’의 행보가 아쉬운 건 이 작품이 충분히 청정드라마로 걸을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 광박(이윤지)과 상남(한주완)의 로맨스가 가장 대표적으로 이날 방송에선 오해를 푼 두 남녀의 키스 직전의 상황이 엔딩을 수놓으며 관전 포인트를 늘렸다.

막장이 곧 시청률이라는 연속극 공식은 이미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깼다. ‘왕가네 식구들’이 ‘왕가네 식구들’이 문 작가의 전작과 같은 노선을 탈지 주말극에 어울리는 청정드라마로 변모할지는 선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