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인식 감독이 1일 발표한 1차엔트리 45명은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야구는 지난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대부분 국내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해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내년 3월 열리는 WBC에는 해외파들이 몽땅 포함됐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가 출전하지 않는 올림픽과 달리 WBC는 메이저리그가 직접 주관하기 때문에 해외파들이 대거 출전할 것은 예상됐던 일이다.

하지만 선수 본인의 의사 조차 확인하지 못한 백차승(샌디에이고)과 올시즌 단 한번도 실전에 나서지 못했던 김병현(전 피츠버그)을 포함시킨 것은 예상 밖이다.

부산고 시절 국내 최고 투수였던 백차승은 1998년 9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가 태업을 벌였다는 이유로 영구제명을 당했다.

이후 백차승은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고 우여곡절 끝에 미국 시민권까지 획득하고 사실상 한국과 인연을 끊었다.

물론 WBC는 국적 위주로 출전하는 일반 국제대회와 달리 부모의 국적으로도 출전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동중인 중남미 선수들의 경우 이중 국적이 많고 아예 미국으로 국적을 바꾼 선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1990년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포수였던 마이크 피아자는 제1회 WBC때 이탈리아 대표로 출전했다.

때문에 어엿한 메이저리그의 선발투수로 자리잡은 백차승이 조국을 위해 뛸 수 있다면 한국대표팀의 전력은 분명히 강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백차승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최소한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사전 포석이 필요한 상황에서 KBO가 선수 본인과 사전 연락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대표팀에 포함시킨 점은 상당히 미흡한 대목이다.

김병현은 올 시즌 소속팀을 구하지 못해 단 1경기도 뛰지 못한 선수다.

KBO 기술위원회는 "김병현이 개인훈련을 해왔다"고 설명했지만 일년 동안이나 실전에 나서지 못한 투수가 어느 정도 기량을 발휘할 지는 극히 미지수다.

또한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한국의 영웅이 됐지만 소속팀 요미우리에서는 워낙 부진해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엽은 내년에는 소속팀에만 전념하고 싶다고 일찌감치 대표팀을 고사했지만 그래도 기술위원들은 '이승엽 밖에 없다'고 압력을 가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차 엔트리에 포함된 해외파 선수 중 최종 엔트리 28명에는 과연 몇 명이나 선발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백차승과 김병현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 지 분명히 화제거리지만 해외파를 총 포함시킨 WBC 1차 엔트리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과 달리 아무래도 이름값에 의존했다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