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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는 관능적인 사랑, 즉 에로스라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로 변혁, 허진호, 유영식, 민규동, 오기환 등 다섯 감독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됐으며 감독 각자가 자신의 에피소드에 대한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했다. 여성의 전신 누드포스터와 상반신 누드 포스터 등 파격적인 볼거리로 개봉 전부터 관심이 집중된 작품이기도 하다. 아울러 장혁, 김강우, 배종옥, 김수로, 김민선, 엄정화, 황정민, 김효진, 차수연, 차현정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기대 속에 기자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오감도>는 에로스가 얼마나 다양한 장르로 변주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영화는 장혁·차현정 주연의 ‘his concern’(감독 변혁), 김강우·차수연의 ‘나 여기 있어요’(감독 허진호), 배종옥·김수로·김민선의 ‘33번째 남자’(감독 유영식), 엄정화·황정민·김효진의 ‘끝과 시작’(감독 민규동), 김동욱·신세경·송중기·이시영·정의철·이성민의 ‘순간을 믿어요’(감독 오기환) 등 총 5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에로스라는 동일한 주제 아래 드라마, 멜로, 코미디, 판타지, 로맨스로 녹여져 영화를 보는 다양한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 할 노출수위로 따지자면 <오감도>는 홍보문구나 포스터를 통해 알려진 것만큼 선정적이지 않다. 배우들의 파격적인 노출이나 자극적인 장면보다는 감독들 각자가 풀어놓고자 하는 에로스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이 엿보인다. 매 에피소드마다 은밀한 성애 장면이 등장하지만 별로 야하지 않다. ‘베드신 수위’로만 놓고 봤을 때도 같은 주제를 담고 있는 <색,계>나 <미인도>, <쌍화점>에 비해 낮은 편이다. 대신 처음 만난 남녀의 짜릿한 설렘, 죽은 아내와의 안타까운 사랑, 두 여자의 한 남자를 향한 유혹, 남편과 외도한 후배와의 동거, 고등학생 커플들의 풋풋한 사랑을 에로스로 표현했다.

다섯 감독들은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동안 연출한 장편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집약된 실험정신과 개성을 드러낸다. 감독들 특유의 정서와 색채가 담겨 있으면서도 더 강렬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담고자 했던 노력이 눈에 띈다. 특히 유영식 감독 편의 ‘33번째 남자’는 에로스가 호러 판타지와 얼마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또 변혁 감독이 연출한 ‘his concern’도 누구나 한 번 쯤 꿈꿔봤을 기차 안에서의 로맨스를 귀엽고 상큼하게 그려냈다.

<오감도> 프로젝트에 거의 노 개런티로 출연하다 시피 한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33번째 남자’에서 김민선에게 괴팍한 감독을 유혹하는 법을 가르치는 관록의 여배우로 출연하는 배종옥은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노출을 시도한다. ‘끝과 시작’ 편에서 한 남자를 놓고 벌이는 두 여자의 애증을 사실적으로 연기한 엄정화와 김효진은 동성 간의 베드신과 함께 진한 입맞춤 장면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장혁과 함께 호흡을 맞춘 차현정과 10대 고교생의 사랑을 연기한 마지막 에피소드 편의 신인 배우들의 연기도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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